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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통신 제898호] 더 나은 사회, 우리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날짜:2021-03-26 18:43:50 | 글쓴이:언론인권센터


한국 사회에서 인권의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담론으로 주목 받고 활발히 논의된 지 3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인권의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담론으로 주목 받고 활발히 논의된 지 3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인권의 영역들 또한 많은 발전을 거쳐 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끊임없이 새로운 인권문제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배제되고 차별 받아왔던 존재들로까지 자유와 권리가 확장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차별 받지 않고 존중 받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더 세밀하게 주위를 살피고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유튜브 영상과 기사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시각장애인 유튜브 우령의 유디오 <시각장애인 여자는 생리하는 걸 어떻게 알까?> 영상을 소개합니다. 시각장애인 여성이 겪는 생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우령 님은 영상에서 “시각 장애인 여성은 혼자 생리대를 구입하기 쉽지 않아요. 브랜드, 종류를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알 수 없어요. 제가 혼자 생리대를 구입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정보가 제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모두가 알고 있는 정보를 똑같이 알고 싶은 거거든요.”라고 말합니다. 

영상과 함께 공유하는 기사는 어린이 책 편집자 김소영 선생님의 경향신문 칼럼 <옛날에 없던 ‘하나’가 계속 생겨야 더 좋은 세상이 됩니다>입니다. 필자는 어린이와 관련된 일을 하며 “옛날에 비해 요즘 어린이들은 많이 누린다, 옛날에는 이런 것도 없었다. 하나라도 있는 게 어디야.”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합니다. 이어 필자는 덧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옛날에는 하나도 없던 그런 것’이 두 개, 세 개가 되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싶다. 우리가 그 없던 ‘하나’를 만든 덕분에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세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어린이에게 더 좋은 것을 줄 수 있다는데 자부심도 갖고 싶다. 촌스러운 말이지만 세상은 그런 식으로 좋아진다고 믿는다.” 

부끄럽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시각 장애인 여성의 생리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경향신문의 칼럼에 소개된 사례처럼 “요즘 애들 좋겠네”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요. 이제 우리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포괄하지 못했던 인권의 영역을 포괄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을 찾아내는 활동을 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미국 현지시각 지난 16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을 숨지게 한 연쇄 총격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현지 경찰은 가해자가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인종차별'이 아닌 성 중독 사건으로 변질되려는 움직임이 있자 미국 내 한인들은 미국 전역에서 혐오 범죄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실제 대규모 현장 집회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캠페인과 시위도 확산되고 있는데요. 

미국 애틀랜타 출신 KPOP가수 에릭 남도 본인의 SNS 계정에 #StopAsianHate 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에 쓴 기고문 ('만약 당신이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대상 폭력을 몰랐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에릭 남은 타임지 기고문과 관련해 미국 CNN 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이를 영상으로 정리한 14F 일사에프의 <미국 타임지에 ‘인종차별’ 기고문 낸 에릭 남, CNN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말을 했을까?>를 공유합니다. 에릭 남은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혐오 범죄를 경험했고 무지함 혹은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이런 행동들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는데, 저 자신도 혐오의 표적이 되거나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인종차별은 아주 일상적인 방식으로도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영어 어디서 배웠어?', '영어 잘한다' 등을 예시로 설명했습니다.  

UN이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매년 3월 21일)"을 지정한 지 55년이 흘렀다고 합니다. 이제 혐오와 차별의 어두운 역사는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시민을 선거운동원으로 만드는 선거법

김동원 |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

지난 39일 시민단체인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이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게시하기 위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공직선거법(이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문의했다. 선관위의 답변은 선거법 위반이었다. 이틀 후 이 단체는 나는 성평등에 투표한다”, “나는 페미니즘에 투표한다등의 현수막 문구에 대해 선관위로부터 같은 답변을 받았다.

선관위는 선거법 제90(시설물설치 등의 금지)를 근거로 나는 성평등에 투표한다는 현수막 문구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내게는 낯설지 않은 답변이었다. 작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같은 답변을 들은 기억 때문이다. 회원으로 있는 동대문구 한 마을공동체에서 38일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성평등에 투표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바로 철거된 일이 있었다. 철거한 기관은 서울시선관위였다. 철거 사유를 물어보니 돌아온 답변은 “415일 총선을 앞두고 셩평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공약을 내건 후보는 한 명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의아했던 것은 당시 동대문갑 선거구의 후보가 공개되지 않았음은 물론 후보별 공약집도 나오기 전이었다는 사실이다.

현수막을 건 단체는 다르지만 이번 보궐선거에도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새로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 이전부터 늘 있었다는 뜻이다. 해당 조항이 포함된 선거법을 보자. 7장 선거운동은 모두 61개의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선거운동이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581)를 말한다. 그러나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통상적인 정당활동”, 명절이나 종교 기념일 등의 시기에 의례적인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법령이 그렇지만 선거법의 선거운동 관련 조항들은 행위에 대한 금지와 허용 여부만이 있을 뿐, 그 행위 주체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하위조항들을 보면 그 행위주체가 대부분 선거에 나선 정당, 후보, 선거운동원을 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제58(정의 등)2항에서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행위 주체는 밝히지 않고 그 행위만으로 위법성을 따지는 것은 역설적이다.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성평등현수막의 사례가 그렇다. 901항은 아래와 같다.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ㆍ사진 또는 그 명칭ㆍ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위 조항에서 누구든지는 잠재적 선거운동원을 뜻한다. “성평등에 투표하겠다는 현수막을 통한 시민의 입장 표시가 선거법 위반이 되는 것은 유권자(법령에 따르면 선거인)가 현수막을 걸 때 그는 바로 선거운동원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본 제582항의 정의처럼 선거운동의 주체는 명시하지 않고 바로 어떤 행위가 선거운동인지만을 규정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역설이다. 예컨대 중식조리기능사자격증 소지자는 중국요리를 만들어 상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행위로 주체를 규정할 경우 중국요리를 만드는 모든 사람은 중국인이 되어버린다. 결국 선거법, 특히 선거운동에 관한 조항들은 선거운동에 뛰어들 정당이 합의한 게임의 룰이다. 정당, 후보, 또는 선거운동원들에게 적용해야 할 규제가 명확한 주체의 부재로 인해 모든 시민과 유권자에게 적용되는 규제로 확대된 셈이다.

나는 성평등에 투표한다는 현수막 문구에서 는 이렇게 특정 정당의 당원이나 선거운동원으로 규정된다. 법령상에 누구든지란 정치적 선택과 의견, 질문을 제시할 시민과 유권자가 아니라 이미 기표소에 들어간 유권자’, 즉 선거일 180일 전부터 어떤 정당과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한 잠재적 선거운동원으로 간주된다. 선거법이 특정 후보나 정당이 아니라 시민의 모든 정치적 의사표시에 대한 금지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법이 모든 시민을 이미 후보를 결정한 유권자로 제약함으로써 정치적 활동을 정당에 대한 지지와 반대로만 바라보는 관점이다. 선거법에 등장하는 이들은 정당, 후보자, 선거인(선거권자), 피선거권자 뿐이다. 차라리 선거운동원의 정의를 만들고 등록제로 이들의 활동을 일반 시민들의 의사 표현 행위와 구분 짓는 것이 낫다. 그러나 선거법이 선거운동원에 대한 정의를 하지 않는 까닭은 정당과 후보만을 위한 법이기 때문이다. 무효표와 기권표를 던질 자유, 각 정당과 후보에게 선거공약을 요구하고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인정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특히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이렇게 구속되어 왔다. 선거가 민주주의 꽃이라는 수식어는 정치인들에게만 해당한다. 도리어 우리에게 선거란 그들만의 민주주의임을 확인시켜주는 순간이 아닌가.

제20차 정기총회 개최 

지난 3월 18일 목요일 저녁 6시 30분 온라인 실시간 ZOOM으로 언론인권센터 제20차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온라인 총회에는 위임 포함 총 81명의 회원이 참여하여 주셨습니다. 온라인 총회에 함께해 주신 회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심영섭(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신임 이사 1명을 선임하였으며 정인숙, 권정, 김성순, 전진한 이사는 연임하게 되었습니다.

 언론인권센터는 지난 2002년 언론보도 피해자와 학자, 변호사 등 전문가와 시민활동가, 언론개혁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참여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언론인권센터는 언론보도 피해자 상담 및 구조활동, 정보공개청구활동, 언론관계법 개정활동은 물론, 청소년이나 정보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론인권센터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후원으로 함께 응원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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